미 국무부는 올 4월에 발간된 연례 세계테러보고서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이에 대한 수정작업에 착수했다.
LA타임스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곧 새로운 개정판이 출판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 테러실태를 분석해 '글로벌 테러리즘의 패턴'이라는 제목으로 해마다 발행되는 이 보고서는 미국 의회의 요청에 따라 20년 전부터 작성돼 왔으며 5개 외국어로 출판돼 미국과 동맹국들의 반 테러정책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미 하원 헨리 왝스먼 의원이 보고서의 재발행을 요구하는 편지를 콜린 파월 미 국방장관에게 보내면서 보고서의 조작가능성이 불거졌다.
왝스먼 의원은 테러공격 횟수가 2001년 이후 45% 감소돼 지난해에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보고서의 내용을 반박하면서 2003년에는 오히려 35% 이상 증가해 20년 이래 최고기록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조작은 테러와 같은 중요한 이슈에서 미국의 신용을 잃게 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미 행정부의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이바지한다"고 고발했다.
실제로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 보고서가 나온 뒤 "테러와의 전쟁에서 우리가 우세하다는 명백한 증거를 이속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당초 보고서는 지난해 테러에 의한 인명피해가 줄어든 원인으로 알 카에다 등 테러세력에 대한 연합군의 소탕작전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한편 일부 관리들과 테러전문가들도 미 국무부의 보고서 개정작업을 시인하면서 "개정판에는 지난해 테러사건이 20년 만에 최고라는 숫자가 제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주성하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