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의 읍면들이 시민체육대회를 개최하면서 관내 기업체와 주민 등으로부터 수억원대의 찬조금을 걷어 들였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과는 체육대회를 앞두고 관내 기업체 등에서 수천만원씩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파주시 12개 읍면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파주시 12개 읍면 중 교하읍과 적성면 등 7개 읍면이 1일 열린 파주시민체육대회를 앞두고 관내 기업체와 개인 등으로부터 찬조금 명목으로 읍면당 2000만∼7000만원씩 모두 2억5000여만원을 걷어 들였다는 것.
경찰 조사결과 이들 7개 읍면은 체육대회 초청장을 관내 기업체와 지역 유지들에게 보냈으며 기업체는 찬조금 명목으로 300만∼500만원을 냈고, 지역 유지들은 이장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돈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 읍면은 체육대회를 앞둔 지난달 말 파주시로부터 체육대회 예산으로 2000만∼3000만원씩을 배정받았으며 ‘업체나 주민들로부터 금품을 일절 거두지 말라’는 공문을 받고도 찬조금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파주시의 나머지 5개 읍면도 찬조금을 걷어 들인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며 돈을 걷은 읍면장 등 관련자들은 뇌물수수 및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또 경찰은 “법원읍 등 3개 읍은 지난해 호우로 체육대회가 취소됐는데도 예산 1000만원을 반납하지 않고 사용한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작성해 시에 보고한 뒤 1000만원을 별도의 통장에 보관해온 혐의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