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30일은 ‘코리안 데이’. 마운드에선 사상 최초로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 서재응(뉴욕 메츠)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 등 한국인 투수 3명이 한꺼번에 선발로 등판했고 타석에선 최희섭(플로리다 말린스)이 3경기 연속홈런으로 주가를 올렸다. ‘맏형’격인 박찬호는 부진했지만 ‘광주일고 출신 삼총사’ 서재응 김병현 최희섭은 나란히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 무적의 김병현
보스턴 레드삭스 팬들은 김병현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냈다. 그가 1회 마운드에 오를 때도, 5회 선발 임무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때도….
지난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팬들을 모욕했지만 보스턴 팬들은 김병현을 용서했다.
언제 부상자 리스트에 올랐느냐는 듯 김병현은 씩씩하게 던졌다. 최고 구속은 89마일(143km)에 그쳤지만 공끝이 뱀처럼 꿈틀거렸다. 상하좌우로 변화무쌍한 공에 탬파베이 데블레이스 타자들은 속수무책.
선발 5이닝 1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완벽한 투구였다. 데이비드 오티스는 김병현이 5회초까지 70개의 공을 던지고 물러난 뒤 5회말 공격에서 2점짜리 홈런을 터뜨려 시즌 첫 승을 선물했다. 보스턴의 4-0 완봉승.
김병현은 “팬들을 의식하기보다 선발로 좋은 투구를 보여주는 것에 신경을 썼다. 지난해 보스턴으로 이적한 뒤 오늘 가장 컨디션이 좋았다. 내 마음먹은 대로 던졌다”고 밝혔다.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날.’ 뉴욕 메츠의 서재응(왼쪽)과 보스턴 레드삭스 김병현이 나란히 시즌 첫승을 거뒀다. 한때 마이너리그로 추락했던 서재응, 부상을 마음고생을 한 김병현. 다시 일어선 이들의 모습에서 힘이 넘쳐난다. 로스앤젤레스=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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