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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총선' 재보선 준비

입력 | 2004-04-22 17:19:00


사실상 '미니 총선'인 6·5 재 보궐선거를 앞두고 각 당이 총선 후 느슨해진 신발 끈을 고쳐매기 시작했다.

이번 재 보선은 지방선거의 '축소판'이지만 전국적으로 실시 지역이 101곳(22일 현재)에 달해 선거 결과가 총선 후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정치권의 눈길은 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집중되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맞붙을 이번 선거 결과가 영남권 정치 지형에 미칠 판도가 크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재 보선이 영남권에서 안정적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재 보선 공동선대위원장인 김혁규 상임중앙위원은 16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에서 이 지역 재 보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대책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은 22일 기자와 만나 "두 곳의 상징성을 고려해, 후보자를 공모한 뒤 수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해 2위와 10% 포인트 이상 우위를 보인 후보를 공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이날 재 보선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재 보선 준비에 착수했다.

한나라당은 부산 시장과 경남도지사 선거의 경우 '배신자론'을 내세워 총선 승리의 여세를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안상영 (安相英) 전 부산시장이 자살한 배경엔 현 정권과의 '불협화음'이 깔려 있고, 김혁규 전 경남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한 것을 염두에 둔 것.

현재 열린우리당의 부산시장 후보로는 김정길(金正吉) 상임중앙위원과 노기태(盧基太) 전 정무부시장, 김칠두(金七斗) 산업자원부 차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문재인(文在寅)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사실상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나라당에선 안 전 시장처럼 기술직 관료로 성장한 최재범(崔在範) 서울시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5선의 김진재(金鎭載) 의원 등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부산시장 선거의 변수는 오거돈(吳巨敦) 부산시장 권한대행의 거취 문제. 오 대행은 최근 출마 의사는 밝혔지만 어느 정당을 택할지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선 오 대행이 "몸값을 올리기 위해 양다리를 걸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경남 지사 후보로는 열린우리당에서 경남 남해-하동에서 낙선한 김두관(金斗官)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장인태(張仁太) 경남지사 권한대행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에선 하순봉(河舜鳳), 김용균(金容鈞) 의원과 권영상(權永詳) 변호사가 출사표를 던졌고 경남 창원을에서 낙마한 이주영(李柱榮)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석준(金錫俊) 부산대교수가 출마를 주저하고 있어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