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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충돌]盧, “헌재서 수용안될것” 판단한듯

입력 | 2004-03-11 19:03:00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기자회견에 앞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서 “탄핵이 나온다 할지라도 (헌법재판소의) 심판이 나오는 날까지 국정의 중심을 잡아나가자. 담담하게 감당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마치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경우의 대통령 직무정지 상황까지 각오한 듯한 분위기였다.

노 대통령은 또 “표결 결과는 알 수 없지만, 표결이 나오면 법적으로 할 수 없는 일은 못하고 국가 중대사도 결정 안하는 게 옳을 것이다”며 “대통령에 대한 믿음을 가져달라. 어려운 때일수록 좋은 친구가 생기는 법이다”는 말도 했다.

이 같은 노 대통령의 태도에는 탄핵안이 가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수용되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이 깔려 있다고 여권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10일 노 대통령을 만난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노 대통령이 너무 자신감에 넘쳐 있다. 열린우리당이 저지하면 표결 자체가 어려울 것이고, 설령 가결이 되더라도 헌재 심판과정에서 이번 사안은 기각도 아닌 ‘각하’감이라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실제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 농성에 돌입했을 때도 “뭐하러 농성을 하느냐”며 야당이 표결을 하도록 내버려두라는 뜻을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측에서 “그래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자 “당의 뜻이니 내가 더 이상 말리지는 않겠다”고 물러섰다는 후문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도 야당이 제시한 탄핵사유의 부당성을 변호사 출신답게 조목조목 반박해 헌재에서 탄핵이 수용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그러나 청와대 내에서는 “헌재가 노 대통령의 힘이 다 빠졌다고 보고, 정치적 판단을 할 수도 있다”며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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