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 가계대출의 만기가 집중적으로 돌아오면서 가계대출만기액이 연간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4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기회복이 지연되거나 주택가격 급락 등으로 가계의 자금사정이 악화되면 경제에 큰 위험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한국은행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가계대출은 모두 252조8226억원(주택담보대출 152조6865억원 포함)으로 이 가운데 45조원 정도가 올해 만기 도래한다.
가계대출은 1999년 말 91조9000억원에서 2000년 말 115조6000억원, 2001년 말 160조7000억원, 2002년 말 222조2000억원 등으로 불어나고 있다.
한은 조기준(曺基俊) 은행국장은 “가계대출의 만기가 올해에 집중적으로 돌아와 지난해 만기 도래액인 30조원(추정액)을 크게 웃도는 45조원 이상이 될 것이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정상적인 고객에 대해서도 신용대출한도 축소에 나서고 있어 가계자금 경색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9일부터 주거래 고객 중 3, 4등급인 ‘로열 골드’와 ‘로열 그린’ 등급 고객의 신용대출한도를 기존의 1500만원, 700만원에서 각각 1000만원, 500만원으로 낮췄다. 또 500만원까지 신용대출을 해주던 최하 등급 고객에게는 신용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또 조흥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영업점 규모에 따라 1억∼2억원이던 일선 지점장의 신용대출 전결한도를 3000만∼5000만원으로 축소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가계대출 만기가 대거 돌아오는 데다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의 연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한도를 축소했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