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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 악덕 商魂]중국産 소금 국산둔갑시켜 유통

입력 | 2003-11-05 18:55:00


김장철을 앞두고 국내 천일염의 흉작으로 소금값이 폭등하면서 중국산 소금을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잦은 비로 인한 일조량 부족으로 올해 국내 천일염 생산량이 지난해의 80% 수준에 그치면서 지난해 1만원대에 거래되던 30kg들이 한 포대가 1만8000∼2만원까지 치솟자 도매상과 소매상들의 속임수 판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전남 목포경찰서는 5일 중국산 소금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한 혐의(대외무역법 위반)로 문모씨(51·광주 남구) 등 2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문씨 등은 8월부터 최근까지 자신의 가게에서 보관 중인 중국산 소금 5t 중 1t을 국내산 소금 포대에 담아 시중에 유통시켜 3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광주세관도 지난달 13일 광주 남구 양과동 소금 보관창고에서 30kg들이 소금 포대에 ‘국산 천일염 100%’라고 표기한 뒤 중국산 소금 4100포대를 재래시장 등에 팔아 27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본 이모씨(51·광주 서구)를 구속했다.

대한염업조합은 올 10월 말 현재 국내로 들여온 중국산 소금 20만3600t 가운데 수만t이 국내산으로 둔갑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합은 올 들어 경찰 등과 합동단속을 벌여 중국산 소금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한 45건을 적발했다.

박석제(朴碩濟) 대한염업조합 검사과장은 “중국산 소금의 국산 둔갑은 대부분 생산지와 생산자가 표시된 포대를 바꿔치기 하는 수법이 이용된다”며 “6월부터 국내산 소금 포대에 바코드가 찍힌 레벨을 부착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위조해 소비자들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합측은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시중에 유통되는 천일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구별하는 감별법을 내놓았다.

조합은 우선 소금을 고를 때 크기가 일정한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바닥이 고르고 수심이 일정한 염전에서 생산되는 국내산 천일염은 그 크기가 일정하지만 중국산 소금은 대체로 입자가 고르지 않다.

또 국산은 입자별 각이 뚜렷한 반면 중국산은 입자의 마모나 깨짐이 훨씬 심하다는 것.

소금을 담는 포대로도 어느 정도 식별이 가능한데, 국산은 수분 함유량이 많아 포대 표면에 간수가 흐르고 오래된 경우 간수가 포대 표면에 붙어 지저분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산은 간수가 거의 흐르지 않고 포대 표면도 깨끗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손으로 만졌을 때도 국산 천일염은 잘 으깨지지만 중국산은 염도가 높아 잘 부서지지 않는다. 또 소금을 손바닥으로 비볐을 때 국산은 손바닥에 많은 수분이 남고 소금도 잘 붙지만 중국산은 그렇지 않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