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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박세리 “性대결로 한수 배우면 만족”

입력 | 2003-10-14 17:32:00

“남성의 벽을 넘는다.” 23일 열리는 SBS프로골프 최강전에서 남자선수들과 대결하기 위해 14일 일시 귀국한 ‘골프 여왕’ 박세리. 그는 “컷 통과는 물론 톱10까지 욕심내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인천공항=연합


10시간이 넘는 야간 비행이었지만 얼굴 어디에서도 피곤한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간편한 트레이닝복과 운동화 차림은 당장이라도 필드로 달려나가고 싶은 속마음을 드러내는 듯했다. 새로운 무대를 눈앞에 둔 그는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미국LPGA투어에서 활약하다 14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일시 귀국한 박세리(CJ). 올 5월 이후 5개월 만에 고국 땅을 밟은 박세리는 23일 경기 용인시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파72)에서 개막되는 SBS프로골프 최강전에서 성대결을 벌인다.

숱한 승부의 세계에서 특유의 뚝심을 보인 박세리였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무척 조심스러웠다. 그 자신의 표현대로 처음 해보는 ‘남자프로님’과의 승부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섣불리 예상할 수 없기 때문. 그러면서도 박세리는 특유의 자신 있는 어조로 도전을 즐기겠다며 승부사다운 모습을 보였다.

―살이 빠져 보이는데….

“몸무게를 재 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다.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 경기가 워낙 많다 보니 무리할 때도 있었다. 체력 훈련을 열심히 한 영향도 있다.”

―성대결을 하게 된 이유는….

“골프는 끝이 없으며 항상 도전하는 과정이다. 한수 익힌다는 자세로 뭔가 배울 수 있다면 만족한다. 장차 PGA투어 도전과 같은 더 큰 경기를 치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컷을 통과할 자신이 있는지….

“100% 확신할 수 없다. 남자 프로들과 거리 및 기량 차이가 많이 나는 게 사실이다. 코스 컨디션도 미국과 다르다. 일단 예선을 통과한다면 톱10 욕심도 내고 싶다.”

―이제껏 성대결에 나선 여자선수들이 모두 컷에 걸렸는데….

“나 역시 부담이 된다. 그렇다고 긴장만 하고 있을 수 없다. 부담감을 떨치는 게 중요하다. 주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회 코스인 레이크사이드 서코스에 대한 경험은….

“오래 전에 쳐봤기 때문에 솔직히 기억이 별로 없다. 한국 골프장 그린은 미국보다 느린데 좀 빨랐으면 좋겠다.”(박세리는 2001년 같은 코스에서 벌어진 한국여자오픈에서 3라운드 최종합계 4언더파로 2위를 차지했다. 당시 코스 전장은 6305야드였으며 이번 대회는 7052야드로 700야드 이상 길다.)

―남자들과 같은 티잉 그라운드를 쓰는 데 어려움은 없겠는지….

“파5홀보다는 파4홀이 문제다. 미국에 있을 때 7000야드 정도의 긴 코스에서 라운드했었는데 파4홀에서 항상 어려움을 겪었다. 거리 부담 때문에 평소보다 긴 클럽을 잡아야 하므로 실수를 하지 않는 게 관건이며 결국은 그린에서 승패가 좌우될 것 같다.”

인천=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