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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도 내년부터 펀드 판매"…자산운용법 국회 통과

입력 | 2003-09-03 17:31:00


씨티은행의 강성미씨(31·여)는 펀드 외판(外販)이라는 독특한 일을 하고 있다. 변리사 등 특정 직업인들을 찾아다니며 은행이 파는 펀드에 가입하라고 권하는 것.

이는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에 앉아 찾아오는 고객에게 펀드를 파는 것보다 적극적인 판매 형태다. 씨티은행에는 강씨와 같은 투자상품 영업 직원 15명이 일한다.

▽기다리지 않고 찾아 나선다=자산운용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늦어도 내년 초부터 보험회사도 펀드를 팔 수 있다. 펀드를 팔 수 있는 금융회사가 은행과 증권사에서 보험회사로도 확대되는 것.

이에 대비해 은행과 증권사 등 기존의 일부 판매사들은 펀드를 더 많이 팔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왔으나 그 성과는 아직 미미한 편이다.

고객에게 1년 이상 장기 펀드 투자를 권하는 씨티은행은 새로운 펀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올 상반기부터 펀드 외판을 시작했다.

은행과 증권회사 법인영업부 직원들이 법인과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개별 판촉활동을 벌이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개인을 상대로 한 판촉 활동은 드물다.

최성국 씨티은행 투자상품마케팅 부장은 “아직 시작단계여서 성과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차츰 직접 판매 인원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판매도 걸음마 단계=외환은행은 2000년 9월부터 ‘네티즌 우대 트러스트’라는 채권형 추가 금전신탁을 팔고 있다.

이 상품은 자산을 전액 채권에 투자해 운용하며 가입, 해지, 환매, 수익률과 잔액 조회 등 펀드 관련 모든 사무를 인터넷으로만 하는 것이 특징.

일반 금전신탁보다 고객이 부담하는 비용이 싸다. 일반 상품의 고객은 연평균 신탁 잔액의 1%를 보수로 내지만 이 상품의 고객은 절반인 0.5%만 내면 된다.

인터넷 펀드 판매는 미국에서는 일반화됐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낯선 방식이다. 이 펀드는 한때 수탁액이 100억원까지 늘었지만 현재는 20억원으로 줄었다.

서원호 외환은행 신탁부 차장은 “고객들이 인터넷으로 돈을 빌리는 것은 좋아해도 돈을 맡기는 것은 주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올 3월 시장에 내놓은 인터넷판매 전용펀드인 ‘탐스i-Top10 인덱스 혼합형’ 펀드는 3일 현재 단 10만원어치가 팔렸다.

홍성룡 한국투자증권 상품개발부장은 “펀드는 예금상품처럼 내용이 간단하지 않아 판매사들이 인터넷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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