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오성 박진희 주연의 영화 ‘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1919년 ‘의리적구투’로 출발해 지금까지 제작된 5250편의 한국 영화 중 가장 짧은 한음절의 제목을 가진 영화는 몇 편이나 될까?
한음절 제목의 영화는 모두 56편. 55년 신상옥 감독의 ‘꿈’은 67년 같은 제목으로 리메이크됐으며 90년 배창호 감독에 의해서도 다시 만들어졌다.
이광수 원작의 ‘흙’도 1960년, 67년, 78년 등 세 차례에 걸쳐 만들어졌다. ‘정’은 62년과 99년 제작됐다.
신영균 문희 주연의 ‘형’(69)도 1984년에 리메이크 됐다.
영화 ‘뽕’은 ‘뽕2’, ‘뽕3’ 등 시리즈로 만들어졌으나 ‘뽕2’나 ‘뽕3’는 엄연히 한음절이 아니므로 이 경우에서 제외한다.
특이 제목 중에는 98년 제작된 ‘까’, ‘찜’, ‘짱’ 등이 있다.
‘까’는 ‘까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말로 ‘모든 가식과 허물을 벗어던진다’는 의미라고 제작진이 설명했다.
안재욱 김혜수 주연의 영화 ‘찜’은 극중 안재욱이 김혜수를 ‘찜했다(찍었다)’는 의미에서 ‘찜’이 됐다.
이밖에 한자를 병기하지 않으면 뜻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제목으로는 ‘태’(胎·1985), ‘무’(無·1990), ‘요’(妖·1979), ‘애’(愛·1971), ‘영’(影·1968), ‘부’(父·1976) 등이 있다. 외래어 제목 중에는 ‘링’(Ring·1999), ‘폰’(Phone·2002), ‘큐’(Q·1996)가 있다.
알파벳을 제목으로 한 ‘H’(2002), ‘X’(1983)도 있지만 한국어로는 ‘에이치’(3음절), ‘엑스’(2음절)로 발음되므로 엄격하게는 이 범주에 들지 않는다.
이 밖에 ‘딸’, ‘한’, ‘산’, ‘남’, ‘형’, ‘왜’, ‘소’, ‘불’, ‘짝’, ‘문’, ‘덫’, ‘업’, ‘밤’, ‘청’, ‘욕’, ‘곰’, ‘길’ 등이 있다.
정종화 영화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