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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사하프 공보장관, 이라크 저항정신의 '얼굴'로 부상

입력 | 2003-04-09 18:51:00


불리한 전황에도 아랑곳없이 연일 느긋한 표정으로 ‘침략자 격퇴’ 소식을 전하는 모하메드 사이드 알 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63·사진). 8일 외신들은 “권력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했던 그가 ‘이라크 저항 정신의 얼굴이자 목소리’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이라크 집권 바트당의 주류가 이슬람 수니파이고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고향인 티크리트 출신인 데 비해 알 사하프 장관은 시아파이고 카르발라 인근인 힐라 지역 출신이다.

저널리즘을 전공하고 영어교사가 될 준비를 하던 중 1963년 바트당이 일으킨 쿠데타에 합류했다. 육군 장성이던 매형의 소재를 고발해 바트당의 신임을 얻었다.

인도·이탈리아·유엔 대사를 거쳐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외무장관을 지냈다. 전임 외무장관이었던 타리크 아지즈 부총리와 줄곧 비교되면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데다 10년 이상 계속된 경제제재를 풀기 위한 외교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 후세인 대통령의 두 아들 눈 밖에 나 공보장관으로 좌천됐다.

그러다 이라크전쟁 발발 이후 그는 독설과 과장에 찬 발언을 쏟아내면서 일약 아랍권의 스타가 됐다. “미영 연합군은 범죄자 집단이며 이라크에는 2600만명의 후세인이 있다”는 거침없는 말에 아랍인들은 환호했다.

그러나 알 사하프 장관은 최근 몇 차례의 언론브리핑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펴 “후세인 정권의 망상까지 대변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TV 화면에 미군이 바그다드 공항에서 성조기를 휘날리는 모습이 방영되고 있는데도 이라크 군이 미군을 격퇴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대통령궁이 미군에 점거된 7일에는 “침략자들이 포위됐으며 도살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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