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마피아가 ‘쓰레기’에까지 손을 대고 있다.
허술한 법과 비효율적인 감독의 허점을 이용해 환경범죄에 뛰어든 마피아들로 인해 이탈리아 전역이 독극물 처리장이 돼버렸다고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가 유럽판 최신호(27일자)에서 전했다. 독성 산업쓰레기 사업이 이탈리아 ‘환경마피아’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고 있다는 것.
이탈리아 중부의 작은 마을인 움브리아에서 한 농부가 1999년 봄 비료를 사러 소매점에 갔다. 점원이 새 비료로 바꿔보라고 권해 일단 550㎏을 무료로 써보기로 했다. 농부는 비료로 위장된 독성폐기물을 밀과 옥수수 위에 뿌렸다.
이 같은 이탈리아 쓰레기 처리업체의 약 30%는 마피아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된다. 운반비를 빼고는 별 비용이 들지 않아 수입은 고스란히 이윤으로 남는다. 불법 폐기물 사업의 연간 시장규모 추정치는 무려 70억달러.
합법적으로 독성폐기물을 처리하려면 ㎏당 1달러가 들지만 환경마피아들은 10분의 1 가격에 처리해준다. 합법적인 쓰레기 처리업체는 줄도산하게 된다.
지난해 10월 현재 이탈리아 전국에 4000여곳의 불법 폐기장이 있었으며, 이 중 705곳에는 맹독성 물질이 버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1100만t의 산업폐기물 중 30만t은 맹독성 물질. 모두 정화하려면 수조달러가 든다.
95년 이탈리아 북서지방 피텔리 마을의 한 농부는 지방정부에 민원을 해도 효과가 없자직접 토질조사를 했다. 중금속과 다이옥신 수치가 기준치를 훨씬 웃돌았다. 협박에 시달리던 그는 총상으로 입원도 했다. 80년대부터 마피아는 이 지역에 독극물을 폐기하며 하루 평균 50만달러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이곳은 ‘환경재해지역’으로 선포된 상태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