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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중국 실제로는 이렇게 움직인다´

입력 | 2002-11-15 17:26:00


◇중국 실제로는 이렇게 움직인다/박광희 지음/368쪽 1만2000원 바다출판사

중국 공산당 제16차 전국인민대표회의를 전후해 봇물처럼 쏟아지는 중국 관련 서적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끄는 책이다. 중국 관련 서적 중 볼 만한 책들은 대개 중국인이나 일본인이 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인데 이 책의 장점은 한국인 저자가 한국인의 시각으로 현대 중국을 실체에 가깝게 분석하고 있다는 데 있다.

저자인 박광희 강남대 중국학과 교수는 한국인 최초의 베이징(北京)대 정치학 박사 출신으로, 중국을 20년 가까이 공부해 왔고 중국에서 거주한 기간도 10년이 넘는다. 그는 오랜 중국 체류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현대 중국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해 애썼다.

실제로 이 책에는 시중에 나와 있는 어떤 중국 관련 서적들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경험들로 가득차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 탈북자 보도의 숨겨진 진실, 중국인과의 상거래에서 KO승한 경험, 중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보상금을 받아낸 일, 인터넷을 신청하면서 경험한 중국의 정보통신 체계 등 살아있는 정보들이 꿈틀거린다.

‘후진타오(胡錦濤)를 필두로 한 차세대 주자들의 등장’이라든가 ‘공산당을 지지하는 사업가를 만나다’같은 글에서는 현재 중국의 정치지형도가 세필(細筆)로 그린 정밀화처럼 세밀하게 묘사돼 있다.

또 한국인이 중국투자에 실패하는 이유, 중국 증시에 대한 이해, 중국 정보기술(IT)의 미래와 같은 글도 체계적인 분석자료들을 함께 실었다.

저자가 밝히는 일화 하나. 제대로 된 중국 관련 서적을 찾다가 일본 NHK방송국이 발간한 책을 찾아내 기쁜 마음으로 펴보았다. 책을 뒤적거리던 그에게 한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중국 여성근로자가 100위안짜리 지폐를 한 장을 치켜들고 밝은 햇살에 비춰보는 사진이었는데 설명에는 ‘만져보기 힘든 100위안짜리 지폐를 손에 넣고는 감격스러워 치켜들어보고 있는 여직공’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 책에 빨려 들어가던 저자의 관심은 순간 사라졌다. 그 사진의 내용은 중국에서 생활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위폐가 대량 유통되는 중국에서 가짜인지를 확인해 보는 중국인들의 습관을 나타내는 장면이었다. 중국에 대한 정보가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그것이 왜곡되거나 과장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잘 알려준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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