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는 5일 저녁 이수성(李壽成) 전 국무총리와 만찬 회동을 가진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최근 심경을 비교적 솔직히 피력했다. 다음은 문답 요지.
-9일 전당대회에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부총재는 오나, 민주당은….
“지금 ‘박양’ 입장에선 와도 부담스러울 거고 초청 받으면 안 오기도 부담스러울 테니 접촉하지 말라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오늘 대표와 총장이 오겠다고 연락이 왔기에 ‘마음은 고맙지만 사양하겠다’고 했다. 어차피 그 쪽에 대해 좀 비판적인 얘기가 나올 텐데 그 사람들이 앉아 있으면 서로 거북할 것이고, 또 여권과 우리가 아직 무슨 커넥션이라도 남아 있는 것 같은 오해를 줄 수 있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을 다 겪어보니 어떠한가.
“김 대통령은 성벽(性癖)이 두터워서 절대 속에 있는 얘길 안 한다. 김 전 대통령은 스트레이트적인 스타일로 거짓은 없다. 담백한 분이다.”
-지난달 24일 YS와 회동 때 노란 봉투를 들고 들어갔는데….
“할 얘기를 적어서 집에 가서 보시라고 드렸다.”
-오늘 김 대통령이 여권의 대선 문호 개방의지를 밝혔는데….
“그런 얘길 했나? 좌우지간 내년엔 내가 여러분하고 좀 다녀야 할 거다.”
-김 대통령이 요즘 주변 얘길 잘 못 듣고 있는 것 같은가.
“못 듣는 게 아니라 안 받아들이는 것이다. 옛날에도 생사여탈권을 쥔 왕 앞에서 신하들이 ‘아뢰옵니다’며 할 얘길 했다. 요즘은 더 공개돼 있는데 조언을 왜 못하겠나. 안 받아들이면 소용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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