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하게 식었던 벤처 투자에도 봄기운이 스며들고 있다.
12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작년말과 올해초 사실상 투자를 동결했던 벤처캐피털들이 최근 상당한 자금을 바탕으로 서서히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86억원을 벤처기업에 투자한 한국기술투자는 올해 12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마련했다. 이 회사 민봉식 소사장은 “지금이 좋은 업체를 잡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인데다 자금여력도 충분히 있어 투자규모를 늘려 잡았다”고 말했다.
인터베스트는 작년말 이스라엘의 암팔 및 카발로 등과 함께 35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데 이어 최근 투자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이 회사 이태용대표는 “외국계 펀드들은 한국 벤처기업의 거품이 많이 제거됐다고 보고 있다”며 “이달부터 투자 발표가 잇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작년 150억원을 벤처기업에 투자한 드림디스커버리는 올해 2배인 3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 이 회사는 최근 모 대기업과 100억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이 회사 김정국이사는 “대부분의 벤처캐피털들이 3월말이나 4월초부터 투자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벤처캐피털협회가 130개 창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총투자금액은 1조4387억원으로 작년의 1조5942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그러나 분기별로 보면 회복추세가 완연하다. 작년 4·4분기(10∼12월)의 투자액은 1·4분기(1∼3월)의 23% 수준에 불과한 1460억원이었다. 올해 1·4분기 투자예상액은 2989억원으로 작년 4·4분기의 두배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4분기(4∼6월)와 3·4분기(7∼9월)에는 투자금액이 더욱 더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함께 중소기업진흥공단 내부문제로 중단됐던 창업투자조합 출자예산 1000억원의 집행이 8일부터 시작되었다. 이 예산은 창업투자조합 펀드규모의 30%까지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연계조성되는 민간자금를 합하면 총규모는 3500여억원에 이를 전망. 작년 11, 12월중에도 이 예산과 연계된 창업투자조합 자금 2246억원이 조성됐으나 많은 벤처투자회사들이 이를 비축해둔 상태다. 이밖에 작년 한국 벤처기업 지원프로그램을 발표한 컴팩코리아 마이크로소프트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오라클 등도 이달부터 자금 집행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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