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질문이 대부분 민생현장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던 탓인지 시종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번 ‘국민과의 대화’는 KBS측이 선정한 8명의 ‘국민패널’과 김광두(金廣斗·서강대) 김연명(金淵明·중앙대) 교수 등 10명이 분야별로 돌아가며 김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중간 중간 방청객의 즉석 질문이나 인터넷과 거리인터뷰를 통한 질문도 있었다.
○…김대통령은 오른쪽 눈이 상당히 부은 모습이었는데 이는 ‘국민과의 대화’와 미국방문 준비 등으로 과로한 탓에 눈의 실핏줄이 터졌기 때문. 병명은 결막하출혈. 김대통령은 며칠 전엔 새벽 3, 4시까지 자지 않고 지난 3년 간의 국정노트를 점검했다는 후문.
이에 따라 비서진이 한때 ‘국민과의 대화’ 연기를 건의했으나 김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국민과의 진솔한 대화이지 얼굴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일축했다는 전언.
○…김대통령은 이날 문답에 앞서 진행자인 소설가 김주영(金周榮)씨가 “밤을 새가면서 공부를 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자 김대통령은 “밤을 새지는 않았다”며 “다만 잠을 자다가 눈을 잘못 비볐는지 핏줄이 잘못됐다”고 대답. 또 “분장을 두껍게 해서 그렇지 지금 푸르뎅뎅한 상태”라며 자신의 오른쪽 눈을 가리켰다.
○…김대통령은 ‘대화’에서 질문자가 우리나라의 내년 월드컵 성적을 전망해 달라고 하자 “16강이 아니라 8강, 아니 우승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영화 ‘쉬리’는 100만달러 받았고 도마를 두드리는 공연(뮤지컬 ‘난타’를 의미)은 400만달러를 받았다”고 사례를 들면서 “문화는 단순히 정신적인 풍요만이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고 문화관을 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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