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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한 전대통령을 ‘피플 파워’로 몰아내고 20일 전격 출범한 글로리아 아로요 신임 필리핀 대통령 행정부가 국방장관 사퇴와 쿠데타 소문 등으로 시작부터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로요 대통령은 25일 취임 후 처음 가진 기자회견에서 군내 일부 인사의 쿠데타 가능성과 올란도 메르카도 신임 국방장관의 갑작스러운 사퇴 등에 관해 집중 질문을 받고 진땀을 흘렸다.
아로요 대통령은 에드가르도 에스피노사 해병대 중장이 쿠데타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문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놀란 표정으로 “그는 나의 절친한 친구다. 지금 전화를 걸어 확인해야겠다”며 직접 휴대전화를 걸어 사실무근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녀는 이어 메르카도 장관의 전격 사퇴에 대해 “사전에 조율된 것이지 어떤 불만 때문에 갑자기 결정된 일은 아니다”면서 “장관이 바뀌더라도 안보상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메르카도 장관은 아로요 대통령이 청렴성을 의심받는 리산드로 아바디아를 국가안보 보좌관에 임명한 것에 반발해 “장관직을 사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에스트라다 전대통령의 거취와 관련, 법무부 장관은 자유로운 입출국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상원은 강제 추방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필리핀 언론은 조각도 완료되지 않은 신정부 내 불협화음들이 속속 노출되고 있다며 아로요 정권의 순탄치 않은 출발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