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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M회의장은 시위진압 장비 전시장?

입력 | 2000-10-11 19:17:00


25개국 정상이 모이는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 기간에 경찰은 진압장비를 총동원해 시위를 막을 방침이다. 따라서 아셈회의장 주변은 시위진압장비 전시회장이 될 전망.

이번 아셈 기간에는 2만명이 참가할 예정인 ‘신자유주의 반대 서울 행동의 날’ 등 국내 시민단체들의 예고된 집회 외에도 세계적 행사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국제적인 비정부기구(NGO)들의 다양한 항의 시위가 예상되고 있다.

이 기간 중 20여개국 200여명의 NGO활동가들이 서울을 방문할 예정. 현재 방한이 예정된 인사에는 캐서린 트루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시장, 태국 사회운동가 슐락 시바락사 등이 포함돼 있다. 경찰은 이 기간 중 발생하는 집회나 시위가 전 세계에 중계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우리 경찰 사상 처음으로 1회용 플라스틱 수갑 200개와 플라스틱 포승줄 1800개를 미국에서 수입했다.

플라스틱 수갑과 포승줄은 한번 착용하면 절단기로 잘라내기 전까지는 풀리지 않는 대신 외관상 철제 수갑보다 ‘위압감’이 훨씬 덜 느껴진다. 게다가 수갑이 채워져도 철제에 비해 살갗이 긁힐 염려 등이 적어 안전하다는 장점도 있다. 개당 가격은 수갑 4950원, 포승 1430원으로 싼 편이지만 재활용이 안된다는 것이 단점.

이밖에 기존 시위진압장비도 총동원령이 내려졌다. ‘물대포’로 불리는 살수차 3대와 최루탄을 발사하는 다연발차 14대, 헬기 16대, 조명차 4대 및 물대포에 물을 공급할 소방차 19대가 대기중이다.

무장한 과격 테러집단이 회의장이나 주요 건물을 점거할 것에 대비해 기관총 등 화기를 장착할 수 있고 완전 방탄인 ‘테러 진압 특수 장갑차’ 3대도 대기하고 있다.

아셈 경비를 총괄하는 경찰청 이병곤(李炳坤)경비교통국장은 “시위가 일어나더라도 최루탄을 쓰지 않겠다는 원칙은 가급적 고수하겠지만 아셈의 진행을 방해하는불법시위나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