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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회담]인민군 수뇌부 청와대 첫 방문

입력 | 2000-09-26 18:53:00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남북 국방장관회담 북측대표단 김일철(金鎰喆)인민무력부장 일행의 예방을 받았다. 인민군 책임자인 인민무력부장이 군 수뇌부를 대동하고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 김대통령과 인민군 수뇌부와의 만남은 평양 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다.

김대통령은 김부장 일행을 40여분간 접견하면서 따뜻하게 격려했고, 김부장 일행은 깍듯이 예우를 갖췄다. 특히 김부장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께 국방장관회담을 제3국에서 하는 것은 모양새가 이상하다고 말씀드렸더니 남쪽으로 직접 가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하라고 지시하셨다”며 ‘제주회담’이 김위원장의 결단에 의해 성사됐음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김대통령은 “김위원장께서 좋은 결단을 내리셨다. 3국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얼마나 분위기가 좋으냐. 김위원장께서 그런 자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가 신뢰를 갖고 큰일을 할 수 있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김부장은 김대통령에게 김정일위원장의 안부를 전했으며 김대통령도 “김위원장께서 잘 계시느냐”며 “앞으로 서울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또 “남과 북이 50년동안 적대적 관계에 있었는데 이렇게 서로 만나서 얘기할 수 있을 것으로 상상이나 했느냐. 앞으로 화해 협력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 7000만 민족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긴장완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두 국방장관께서 협력을 잘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부장은 “일부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11월 회담에서 이견을 좁히기로 약속했고, 두 분께서 이루신 역사적인 위업을 우리가 책임지고 철저히 이행하도록 보장하자고 다짐했다”고 회담분위기를 전했다.

김대통령은 북한대표단에게 일일이 “하는 일이 무엇이냐. 한국에 처음이냐”고 물었다. 김부장에게 “해군출신이라는데 복장이 육군하고 똑같으냐”고 묻자 김부장은 “해군도 육지근무를 하면 육군복장과 똑같은 옷을 입는다”고 대답했다. 김부장은 전반적으로 군인답게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