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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차 처리 묘안 나오려나-경제전망대

입력 | 2000-09-17 18:37:00


온 국민의 마음을 졸이게 했던 태풍 사오마이가 전국을 할퀴고 지나갔다. 그러나 또 다른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 원유가 상승에 이어 포드자동차의 대우차 인수 포기소식이 태풍처럼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자신만만하던 진념 경제팀도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원유가 상승으로 제3차 오일쇼크를 걱정하고 있는 마당에 포드의 대우차 인수포기 소식은 국민경제의 기력을 잃게 만들고 있다. 대우차 매각은 대우그룹 구조조정의 시금석이기 때문이다.

대우 구조조정이 원활치 못하다는 것은 한국경제 전체의 구조조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얘기와도 통한다. 공적자금이 더 투입돼야 하고 은행들은 매각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더 큰 부담을 안아야 한다.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로 가뜩이나 흔들리고 있는 금융시장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주식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 한 구조조정은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정부와 대우차 채권단은 18일 회의에서 신속한 처리방안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고유가 대책도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련돼야 한다. 지난주 경제장관회의에선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이 안일한 고유가 대책을 내놓았다는 이유로 경제팀장에게 질책을 당했다고 한다.

97년 아시아금융위기의 충격으로 가장 고통받은 나라는 두말할 나위 없이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이었다. 외환보유액이 충분치 못했던 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불안하게 보았기 때문이다. 3년 전 고금리의 악몽과 불황 실업사태의 경제대란을 벌써 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른바 ‘3년차 증후군’을 겪고 있는 게 아닌지 자문하게 된다.

이들 외환위기국가 못지않게 어려움을 겪었던 나라들이 바로 산유국이다. 이들은 아시아 국가들의 원유도입이 줄어들고 유가가 크게 떨어지자 재정이 고갈되는 등 어려움을 겪은 곳이 많았다. 쉽사리 증산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과연 산유국들이 얼마나 증산할지, 원유가 전망은 어떤지를 진지하게 검토하길 바란다. 지금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보다는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모으는 게 시급한 일이다.

parky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