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을 자랑하는 민주당의 이른바 ‘특무상사’들이 요즘 상한가를 치고 있다. 최고위원 경선을 앞두고 각 후보진영이 전략수립과 대의원 포섭을 위해서 이들을 서로 데려가려고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무상사’란 △밑바닥 당료에서 출발해 20, 30년간 당 생활을 했고 △야당 한 길만을 걸었으며 △과거 대여투쟁의 선봉에 서서 몸으로 부딪쳤던 인사들을 일컫는 별칭으로 이훈평(李訓平)의원 김태랑(金太郞)전의원 등이 대표적인 ‘특무상사’ 출신으로 꼽힌다. 이들이 언제부터 ‘특무상사’로 불리게 됐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그 명칭 속에는 과거 굶주리고 탄압받으면서도 야당생활을 포기하지 않았던 당료들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
‘특무상사’들의 특장은 폭넓은 안면과 표의 흐름을 정확하게 집어내는 안목. 한마디로 ‘현장정치’에 관한 한 동물적인 본능과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
캠프별로 이들의 포진을 보면 권노갑(權魯甲)상임고문 휘하에는 좌장격인 이훈평의원 김태랑전의원을 필두로 조재환(趙在煥)의원 박문수(朴文洙)광업진흥공사 사장 등이 있다. 조직전문가인 박양수(朴洋洙)사무부총장은 한광옥(韓光玉)대통령비서실장 직계지만 한실장의 ‘지시’로 최근 권고문측에 합류했다.
한화갑(韓和甲)의원측에는 충청권에 밝은 김수진(金洙振) 총재특보와 경기도 사정에 정통한 김문환(金文桓)전조직위부위원장 양정직(楊晶稙)전대표비서실 차장 등이 있다.
권노갑고문과 가까운 김방림(金芳林)의원은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이번에는 박상천(朴相千)의원을 적극 돕고 있고 장영만(張泳萬)원내기획실장도 박의원의 핵심참모. 경기도 대표격인 안동선(安東善)의원에게는 한충수(韓忠洙)한국토지신탁감사가 있다.얽히고 설킨 인연 때문에 돕는 후보가 겹치는 경우도 있다. 당내 영남통인 차태석(車泰錫)종합민원실장은 권고문, 한의원, 박의원 사이에서 고심하다가 “모두 돕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최택곤(崔澤坤)전정책위부실장은 권고문과 한의원의 공동캠프를 지원키로 했다는 전언이다. 특무상사를 구하기가 어려운 이인제(李仁濟)상임고문은 CBS보도국장 출신인 한용상(韓墉相)씨를 비서실장으로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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