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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극우파 인터넷 사이트 급증…인종주의 부추겨

입력 | 2000-07-03 18:41:00


‘나치갤러리’ ‘돌격’ 등 인종주의를 부추기는 극우파의 인터넷 사이트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유럽 사회에 파열음을 내고 있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최근호에서 “인터넷 전문기관인 시몬 비젠탈 센터의 조사 결과 95년 10개에 불과하던 유럽 내 극우파 웹사이트가 2000개로 크게 늘어나 외국인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내 300개 극우파 웹사이트 중 하나인 국제 스킨헤드족 모임인 ‘핏방울과 명예(Blood & Honour)’의 경우 “클릭만 하면 우리가 (외국인 추방을) 도와주겠다”는 선정적인 문구로 인종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다비드의 전투그룹’이라는 이름으로 특정인의 살해를 부추긴 글이 올라 같은 이름을 지닌 사람들이 경찰에 보호를 요청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이 글은 ‘프랑크’라는 사람을 러시아와 친하다며 ‘좌익의 하수인’으로 지목, 그를 살해할 경우 1만마르크의 상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도이블러 그멜린 독일 법무장관은 “인터넷을 통해 급증하고 있는 극우파의 선전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지 않을 경우 유럽 내 인종주의는 심각한 국제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주 인터넷범죄관련 베를린 국제회의에서 각 국 대표들은 나치 관련 사이트와의 접속을 차단할 수 있는 서버의 확대를 제안하는 등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 규제를 내용으로 한 ‘베를린선언’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을 비웃기라도 하듯 유럽 내 인종주의자들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할 경우 미국 등 외국의 인터넷 사이트로 옮겨 다니면서 수사망을 피하고 있다.

최근 유럽의 외국인 중에는 사이버 공간을 넘나들며 인종주의를 부추기는 ‘얼굴 없는 극우파’들로 인해 컴퓨터 공포증과 함께 외국인 테러 증가를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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