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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고개숙인 거물]자민련 박철언부총재

입력 | 2000-04-14 00:56:00


‘TK의 차세대주자’를 꿈꿔오던 자민련 박철언(朴哲彦)부총재가 4선의 문턱 앞에서 좌절했다. 한때 ‘6공의 황태자’로 불리던 박부총재는 YS 시절인 93년 ‘슬롯머신 사건’에 연루돼 1년6월의 형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 옥중에 있던 중 ‘8·2’ 보선에 부인 현경자(玄慶子)씨가 나서 당선하는 등 지역주민들의 신임을 잃진 않았다.

그러나 결국 한나라당 김만제(金滿堤)후보를 상대로 한 이번 싸움에서 박부총재는 또 다른 지역감정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 이날 밤늦게까지 지구당사무실을 지키던 박부총재는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면서 “대구시민의 뜻이라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너무 지쳤기 때문에 당분간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쉬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말한 뒤 집으로 향했다.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