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여성 국수 탄생을 바라보는 네티즌의 시선은 좁거나 얕지 않았다. 많은 이들은 10년 넘게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가 지배한 바둑계에 루이9단 등장을 ‘신선한 자극’으로 보는 듯 했다.
ID ‘바둑문외한’인 한 네티즌은 22일 한국기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루이9단의 국수 등극은 그동안 여류 기사들에 대한 편견과 (남성의) 오만함을 일거에 무너뜨린 멋진 한판이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바둑팬이라고 밝힌 조상현씨도 “솔직히 조9단이 이겨줬으면 하는 바람도 없지 않았다”면서도 “루이9단이 40년 넘는 전통 기전의 타이틀을 차지한 것은 한국 바둑 발전을 위해 좋은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바둑9단인 남편과의 애절한 러브 스토리를 기억하는 팬들은 루이9단의 국수 등극을 ‘한편의 드라마’로 비유하기도 했다. 류제현씨는 “천안문 사건 이후 미국 등지로 가족과 떨어져 망명 생활을 하던 시절이 그녀를 ‘반상의 철녀’로 만든 밑거름이 됐을 것”이라며 “그녀의 투지에 젊은 기사들이 자극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타이틀을 뺐긴 조훈현9단에 대한 ‘동정표’도 적지않았는데 정기원씨는 “내년에 루이9단은 더욱 강력해진 경쟁자를 만나게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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