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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근신령 내려…유흥업소 출입-골프 금지

입력 | 2000-02-16 19:32:00


“룸살롱에 출입하지 말고 접대성 골프도 하지 말라.”

최근 행정자치부가 각 부처의 국장급 이상 간부들에게 ‘근신령’을 내리자 공무원사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공무원 근신령은 감사원 등 사정당국의 대대적인 뒷조사를 의미하기 때문.

이에 따라 일부 공무원들은 약속장소를 룸살롱에서 일반식당으로 바꾸는가 하면 골프약속도 취소하고 있다. 고급룸살롱은 사정당국의 1차조사 대상이어서 시범사례로 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비(自費)로 하는 골프는 괜찮다’는 행자부의 유권해석이 있지만 골프장 출입도 자제하는 분위기.

모 부처 관계자는 “총선전까지는 몸조심해야 할 것 같다”며 “술자리 자체를 가급적 갖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장급이상 공무원에 내려진 ‘근신령’은 과장급이하로 자연스럽게 확산돼 공무원사회 전체가 몸조심하는 형국이다.경기가 급속히 회복되면서 호화유흥업소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상당수 국민은 ‘빈익빈부익부’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되고 있는 점이 공무원 근신령 발동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공무원마저 유흥업소 출입에 가세할 경우 국민의 비판이 정부 여당에 쏟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공무원들은 “이번 근신령은 총선을 앞두고 공무원들의 군기를 잡자는 뜻도 있는 것 같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mhjh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