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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신동아측 '전방위 로비' 실체수사 가능성

입력 | 1999-11-28 22:54:00


본보취재팀이 입수해 공개한 ‘사직동팀 최종보고서’를 계기로 신동아그룹측의 전방위(全方位) 로비의혹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특히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신동아그룹측은 자신과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 검찰 금융감독위원회 등에 다양한 로비를 시도했다고 27일 언급함에 따라 그 파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신동아그룹측은 최순영(崔淳永)회장이 구속되기 전인 지난해 11월이후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 유력인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듯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최종보고서에는 최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가 지난해 11월 7일 이희호여사에게 밍크코트를 전달하려다 무산된 사례 등이 여러 곳에서 나온다.

이씨는 한달여 뒤 이여사의 출판기념회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유치한 다음 1인당 3만원짜리 뷔페를 1만5000원으로 깎아주기도 했다.

이씨부부는 당시 주요고객을 63빌딩사장이 영접하던 관례를 깨고 직접 영접하겠다고 두차례나 영부인측에 제의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신동아그룹측은 지난해 6월 해남출신으로 김대통령과 친분이 있고 정계에 발이 넓은 재미교포 박시언(朴時彦)씨를 그룹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당시 김태정(金泰政)검찰총장과 박주선(朴柱宣)대통령법무비서관, 박지원(朴智元)대통령공보수석 등을 만나 최회장의 구명운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그러나 “부회장에 취임한 뒤 김총장 박비서관 박공보수석을 만나 최회장을 선처해달고 부탁했다”면서도 “평소 아는 사람들을 만나 회사 입장을 설명한 것이지 돈을 갖다 준 일은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자신은 동교동계 등 여권실세들과 친분이 두텁지 않다며 ‘정관계 로비주역설’을 강력 부인했다.

박씨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신동아그룹측이 최회장의 구속을 전후해 당시 여권의 핵심실세 등에 선을 대며 로비를 시도했거나 시도하려한 흔적이 포착되고 있다.

검찰안팎에서는 최종보고서를 유출한 김전총장과 박전비서관 등을 사법처리할 경우 신동아그룹측의 로비 실체에 대한 강도높은 수사가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정치권 등에서는 검찰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