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문학을 대표하는 대하소설 ‘고요한 돈강’의 ‘진짜 작가 시비’가 70년 만에 종결됐다. 러시아문학연구소는 최근 고요한 돈강의 필사본을 찾아 감정한 결과 지금까지 공식적인(?) 작가로 알려진 미하일 솔로호프(1905∼1984)가 진짜 작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소측은 솔로호프의 동료였던 작가 바실리 쿠다쇼프의 먼 친척이 보관하고 있던 필사본을 입수해 진짜 작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20년대 소련 내전 당시 돈강 지역 카프카스인의 삶을 그린 ‘고요한 돈강’은 1928년부터 14년에 걸쳐 10권으로 나온 대작.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전범(典範)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1권이 출간되자마자 솔로호프가 쓴 것이 아니라는 시비에 휘말렸다. 어느 백군장교의 작품을 솔로호프가 표절했다는 것이다.
출간 다음해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됐으나 표절 여부를 밝히지 못했다. 이념적으로 솔로호프와 대립했던 알렉산드르 솔제니친도 솔로호프가 고요한 돈강을 썼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