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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조규제―장원진 『변신은 프로의 미덕』

입력 | 1999-08-18 19:17:00


현대 왼손투수 조규제(32)와 두산 스위치타자 장원진(30).

어느덧 ‘30줄’에 접어든 이들 두 고참선수는 공통점이 있다.

‘바꿔야 살아남는다’는 현대야구의 명제를 충실히 따라 올시즌 새로이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것.

데뷔 첫해인 91년 쌍방울 유니폼을 입고 구원왕 타이틀을 따냈던 조규제는 잦은 부상과 나이에 따른 체력저하로 매경기 등판대기해야 하는 구원투수의 역할에 부담을 느꼈던 게 사실.

그는 올해도 구원투수로 시즌을 열었지만 5월부터 선발로 변신한 뒤 막강 현대 마운드의 선발축을 맡으며 화려한 변신에 성공했다.

구원투수를 맡았던 4월에는 1승1패 2세이브에 평균자책 9.45의 참담한 성적을 남겼던 그는 선발로 변신한 5월부터 5연승(1패)의 상승세를 타며 평균자책을 4.56으로 끌어내린 것.

그나마 유일한 패배인 14일 대구 삼성전에선 6이닝 3실점의 호투를 했지만 상대투수 노장진이 완봉승을 거두는 바람에 연승행진을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원래 왼손타자지만 인하대 2년때부터 오른손 타격연습을 시작한 장원진은 92년 입단후 처음으로 3할타율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17일 현재 타율 0.318로 공동 12위에 올라있는 그는 홈런이 2개에 불과한 교타자지만 왼손투수가 나오면 오른손 타석에서, 오른손 타자가 나오면 왼손타석에서 자유자재로 ‘부채살 타법’을 구사하고 있다.

이밖에도 변신의 대표적 성공사례는 올해 홈런신기록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삼성 이승엽과 롯데 김응국(이상 투수에서 타자로), 삼성 김기태(오른손에서 왼손타자로), 이순철코치(내야수에서 외야수) 등이 있다.

그러나 변신을 해서 실패한 경우도 있다. LG 심재학은 타자로는 보기 드물게 올해부터 투수로 전향했지만 3승3패 평균자책 5.91의 성적을 남긴 뒤 2군으로 내려갔다. 프로야구 최고연봉(1억5400만원) 선수인 현대 정명원은 시즌초 선발로 나갔지만 1승도 따내지 못하고 3연패의 수모를 당했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