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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소식]겨울 충무로 「중국집」소재 영화바람

입력 | 1998-11-26 19:39:00


이번엔 ‘중국집’이다.

올 여름 공포물을 거쳐 가을과 초겨울 멜로물로 기선을 잡고 있는 한국영화들의 내년초 주요 무대는 바로 중국음식점. ‘북경반점’ ‘신장개업’ ‘자장면’ 등 중국요리를 소재로 했거나 중국음식점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기획, 제작되고 있다.

내년 설 개봉을 목표로 촬영을 시작한 영화세상의 ‘북경반점’은 옌볜에서 온 조선족 청년이 서울의 중국음식점에 취직하면서 겪는 우여곡절을 그린 영화. 옌볜 총각에 SBS 드라마 ‘홍길동’에서 주연을 맡았던 탤런트 김석훈, 옌볜 총각과 사랑을 키워갈 요릿집 사장 딸에 명세빈이 확정됐다.

감독은 ‘결혼이야기’의 김의석. 코미디도 아니고 멜로물도 아닌 정통 음식영화를 표방하고 있다.

반면 내년 5월경 개봉할 황기성사단의 ‘신장개업’은 중국음식점을 배경으로 한 ‘컬트 코미디’. 새로 생긴 중국집이 손님을 싹 쓸어가자 다른 중국집이 그 맛을 흉내내기 위해 무시무시한 일을 벌이는데…. 유난히 자장면이 맛있으면 ‘인육을 썼다더라’는 황당한 소문이 돌곤 했던 거리의 이야기를 포착해 영화의 아이디어로 삼았다. 감독은 ‘올가미’ ‘손톱’을 만든 김성홍.

그런가 하면 내년 7월 개봉이 목표인 ‘자장면’은 중국음식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좌절과 노력, 성공에 대한 이야기.

올해 영화진흥공사의 판권담보융자 지원대상으로 뽑혔다. 원작은 82년 만화가 한희작이 쓴 ‘황새를 따라간 뱁새’. 임권택 감독의 연출부 생활을 했던 김다선의 감독 데뷔작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중국집일까. 우연의 일치일수도 있지만 ‘자장면’을 만드는 신화프로덕션의 신우철 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요즘 TV에서도 음식을 다루는 프로가 많지 않느냐.

음식은 인간사의 희로애락 모든 면을 담을 수 있는 훌륭한 소재다. 라면을 소재로 한 일본의 ‘담포포’처럼 미시적인 소재로도 얼마든지 ‘사는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