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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이래서야]증인 불러놓고 서로 말싸움만…

입력 | 1998-11-06 19:30:00


여야가 국정감사 증인 채택문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지만 실제 증인신문에서는 새로운 사실을 거의 밝혀내지 못한 채 말싸움만 하다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경노동위는 지난달 26일 노동부에 대한 국감에서 퇴출은행 선정과정과 은행원 고용승계문제를 따지기 위해 박선철 동화은행노조위원장을 증인으로 불렀다.

그러나 정작 증인신문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동화은행에 있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비자금 계좌를 은폐하기 위해 동화은행이 퇴출대상으로 선정됐다”고 주장해 여당의원들이 반발하는 바람에 핵심사안을 묻지도 못한 채 끝났다.

행정자치위는 지난달 23일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과 허준영(許准榮)서울남대문경찰서장을 증인으로 불러 한나라당 서울역집회 방해사건을 다뤘으나 여야가 정치공방만 하는 바람에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건설교통위는 지난달 29일 부산시에 대한 국감에서 다대―만덕지구 택지전환 의혹을 따지기 위해 이영복(李永福)동방주택대표 등 증인을 6명이나 불렀다. 의원들은 5시간동안 특혜여부를 추궁했으나 증인들이 “법절차를 지켰고 정치권에 로비를 한 적이 없다”고 버티는 바람에 실체규명에는 한발도 접근하지 못했다.

보건복지위는 음성 꽃동네에 대한 정부 지원예산의 사용실태를 알아봐야 한다는 여당의원의 요구로 오웅진(吳雄鎭)신부를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비리나 문제점은 찾아내지 못한채 천주교계의 반발만 샀다.

재정경제위는 지난달 29일 서울지방국세청에 대한 국감에서 지난해 대선 당시 이천세무서장의 증인 채택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대립해 하루종일 시간만 허비하기도 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