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선진국이 주도하는 세계경제체제 아래서는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세계 경제학계의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는 제프리 삭스 미국 하버드대교수의 주장이다.
평소 국제통화기금(IMF)을 강력히 비판해온 그는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 기고에서 “세계경제가 현 위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개도국의 발언권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요즘 세계경제위기의 두 주범으로 미국과 IMF를 지목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자본시장의 자유화를 성급하게 추구했으며 IMF는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에 대해 엉뚱한 처방을 내린 것이 죄목이다.
자본자유화에 의한 단기 투기자금(핫머니)의 이동이 아시아금융위기를 가져왔고 이들 국가의 정치 사회적 상황을 무시한 IMF의 획일적 처방이 이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것.
이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그는 현재의 G8(서방 선진7개국+러시아) 대신 한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개도국들을 포함하는 G16의 창설을 요구했다. 선진국과 개도국간 솔직한 대화를 통해서만 공동의 발전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
삭스교수는 “G16을 통해 우선 핫머니 규제강화 방안과 금융위기국가에 대한 새로운 금융지원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IMF가 강조해온 고금리 긴축재정 등의 처방은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것이 그의 지론.
그는 현재의 IMF 금융지원 방식 대신 2차대전 후 유럽경제의 부흥을 위해 실시한 마셜플랜처럼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 같은 지역기구가 지원금을 할당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