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과 승무원 2백29명을 태운 스위스항공 소속 MD11 여객기가 2일 오후(현지시간) 캐나다 노바 스코샤주(州) 핼리팩스 인근 대서양에 추락했다.
필립 브루기서 스위스항공그룹 사장은 3일 취리히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승객2백15명 승무원 14명이 탑승한 채 추락한 SR111기의 생존자는 없다고 밝혔다.
한국인 탑승객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원인은 기체결함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미 백악관과 제네바 공항당국은 이날 “테러행위의 징후는 없다”고 공식발표했다.
사고기는 이날 오후 8시30분 미 뉴욕 존 F 케네디공항을 이륙, 제네바로 향하던 중 오후 9시20경 “조종실에서 연기가 나 핼리팩스 공항에 비상착륙하겠다”는 무전교신을 한 뒤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캐나다 공항 관계자들은 사고기 조종사가 비상착륙을 시도하기 위해 비행기 연료 2백8t을 마거릿만 인근 해상에 버렸다고 전했다.
핼리팩스 남쪽으로 80㎞ 떨어진 페기만 연안 사고해역에는 캐나다 해군 및 해안 경비대 함정 등이 급파돼 구조 및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고기 잔해가 흩어져 있는 페기만 해역에는 비행기 동체의 파편과 승객의 유류품들이 어지럽게 떠다니고 비행기에서 흘러나온 연료가 3㎞나 확산돼 역한 냄새를 풍기는 등 사고 당시의 참혹함을 알려주고 있다.
사고 해역 인근의 한 주민은 “매우 낮게 나는 비행기의 굉음이 들린지 잠시 뒤 비행기가 무엇엔가 충돌한 듯 집 전체가 흔들렸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주민은 “폭발음 외에 화염은 없었다”고 말했다.
○…3일 날이 밝으면서 사고해역에는 캐나다 해군 및 해안경비대에서 출동한 함정과 헬기 및 인근 해역에서 출항한 민간어선 수십척이 수색을 본격화, 이날 오전까지 36구의 시신을 인양. 그러나 사고 후 몰아닥친 허리케인 다니엘 때문에 수색작업은 지지부진.
○…스위스항공측은 “법률적 문제 때문에 탑승자 명단은 유족들에게 알리기 전에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발표. 탑승객중에는 후천성면역결핍증 연구에 신기원을 개척한 조너선 만 하버드대 보건대학장 부부가 포함됐다고.
○…사고 당시 부근 날씨는 맑고 바다도 잔잔해 사고원인이 기상 때문은 아닐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측. 미국은 연방항공국 조사관 10명을 현장에 급파, 캐나다와 합동조사.
○…사고 비행기가 비상착륙을 시도하려고 한 핼리팩스는 76년전인 1912년 호화유람선 타이타닉호가 침몰해 1천5백여명이 수장된 해역과 멀지 않은 곳. 당시 가장 먼저 구조대를 급파하고 지휘본부를 설치한 곳도 핼리팩스였다. 한편 스위스 항공의 비행기사고는 79년 10월7일 그리스 아테네에 비상착륙하던 DC8기가 활주로에서 화염에 휩싸여 14명이 사망한 이래 처음.
〈브랜트퍼드(캐나다)AP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