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자민련 의원총회에서는 최근 인천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 공천문제로 불협화음을 빚은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서리와 박태준(朴泰俊)총재 사이에 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김총리서리는 “후보 선정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던 것 같지만 진상은 그렇지 않다”면서 “사람을 고르다 보면 이런 저런 소리가 나게 마련이고 그렇게 안타까워 할 상황이 아니다”고 의원들을 달랬다.
이에 대해 박총재는 “공천과정에서 내가 포볼을 냈다고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며 일단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그는 곧이어 “총리를 모신 자리에서 이런 말은 송구스럽지만…”이라고 토를 단 뒤 행정부의 정책추진 부진을 강도 높게 꼬집었다.
“은행매각 기업합병 등 기업의 구조개혁이 하나도 된 것이 없다. 이런 것이 다 선거와 관련이 있다. 노동문제로 국민 여론을 악화시켜서는 안되지만 그렇다고 구조조정이 늦어져서는 안된다. 대통령이 각 부처에 지시한 것을 보면 상당히 치밀한데 장관들이 이를 빨리빨리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자연히 분위기가 좀 썰렁해졌다. 의원들은 “경제위기 극복과 총리인준 의지를 다지고 자민련의 일치 단결을 위하여”라는 박총재의 건배 제의에 따라 잔을 들었지만 어색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송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