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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스마일」김호진, 악역맡고 웃음『뚝』

입력 | 1998-04-14 07:53:00


얼굴 전체로 웃는다. 눈 따로, 입 따로가 아니다.

그런 인상적인 웃음 때문에 드라마의 심각한 상황을 어색하게 만들기도 한다.

탤런트 김호진(28).

‘미스터 스마일’로 불리는 그에게 요즘 무슨 일이 생겼을까.

왠지 웃음이 없어졌다. 노랗게 물들인 머리하며 그늘진 인상까지. 영락없이 ‘인상파’로 변모했다.

그는 최근 MBC 미니시리즈 ‘세상 끝까지’(월화 밤9·55)에서 재벌 2세인 민혁으로 등장하고 있다.

다섯 형제의 어머니가 모두 다를 만큼, 출생의 어두운 그림자에 짓눌려 있는 민혁은 사랑하는 여인 서희(김희선)조차 파괴하는 다중인격의 소유자.

김호진은 “진정한 사랑을 모르는 민혁은 사랑을 소유와 혼동한 채 살아간다”면서 “연기생활중 이렇게 밉살스럽고 악한 배역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드라마에서만 그의 웃음이 사라진 게 아니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 며칠전 얼굴과 목에 2도 화상을 입었다.

“마침 촬영이 없어 집에서 쉬면서 음식을 만들다 화상을 당했습니다. 병원에서는 입원 치료해야 흉터가 남지 않는다지만….”

그날 이후 주로 야외에서 진행중인 ‘세상 끝까지’의 촬영을 마친 뒤 한밤중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또 분장이 피부에 나쁘기 때문에 상처가 있는 맨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선다.

그는 “혹시 흉터가 남을까 걱정”이라면서도 “무엇보다 최상의 상태에서 좋은 연기를 보이지 못해 시청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호진은 PD의 캐스팅 제의를 받으면 “못해요”가 아니라 “글쎄…. 하죠”라고 대답하는 ‘순둥이과’ 연기자로 유명하다. 지금도 ‘세상 끝까지’외에도 MBC ‘사랑밖에 몰라’와 SBS ‘사랑하니까’ 등 3편의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다.

“민혁은 연기인생중 오랜만에 만난 악역입니다. 내 이미지와 정반대여서 정말 탐이 나요. 몸이 불편해도 깔끔한 연기로 마무리짓고 싶습니다.”

〈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