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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단일통화 도입 「유러버그」 해법찾기 골머리

입력 | 1998-03-24 20:08:00


‘유러 버그’를 해결하라.

99년 1월1일로 예정된 유럽단일통화(유러)의 출범을 앞두고 내려진 특명이다.

유러 버그란 유럽 각 기업이 사용하는 기존 컴퓨터시스템이 유러 도입이후 돈계산을 할 수 없어 생기게 될 문제를 일컫는다.

이는 해결이 시급한 ‘밀레니엄 버그’(네자리 연대 중 끝 두자리를 읽는 현 컴퓨터시스템으로는 2000년이 되는 경우 연도를 ‘00’으로 읽게 돼 문제가 발생하는 것)와 비교된다.

밀레니엄 버그보다 1년 빨리 올 유러 버그의 해결에는 밀레니엄 버그 해결비용과 비슷한 1천5백억∼4천억달러가 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러 도입계획에 따르면 참여국은 1999년부터 5년간 유러와 자국화폐를 함께 사용하게 된다.

문제는 현재 유럽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한 번에 한가지 화폐만 계산할 수 있도록 돼있는 것. 즉 현재의 컴퓨터시스템에서 프랑스 프랑화→독일 마르크화 계산은 문제가 없지만 프랑화→유러화→마르크화 방식의 계산은 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99년부터 은행의 금전등록기도 유러와 자국화폐 공용으로 바꿔야 한다.

또 다른 골칫거리는 소수점 이하 숫자의 처리문제. 이탈리아 리라화의 경우 소수점 이하는 버리기 때문에 이탈리아 컴퓨터는 이 계산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유럽 다른 국가들의 컴퓨터는 통상 소수점 이하 두자리까지 계산한다. 유럽통화동맹은 유러통화 교환시 소수점 이하 여섯자리까지 계산토록 요구하고 있다.

유럽의 주요 은행들은 벌써부터 전담직원을 두고 컴퓨터시스템을 바꾸기 시작했으나 밀레니엄 버그 문제 해결까지 겹쳐 비용이 만만찮다.

더욱이 많은 금융기관들은 아직 유러 버그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최근 유러도입에 따른 준비부족을 경고하기도 했다.

〈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