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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워크스테이션社,영화통해 성능 승부

입력 | 1998-03-23 09:03:00


‘영화를 보고 컴퓨터 성능을 평가해 주세요.’

실물과 흡사한 컴퓨터 그래픽을 만들거나 현실적으로 연출 불가능한 장면을 구현하는 데 쓰이는 수천만원짜리 고성능 컴퓨터 워크스테이션. 제조회사마다 제품이 제각각으로 표준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성능을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각종 수치로 워크스테이션의 성능을 판가름하지만 일반인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실리콘그래픽스(SGI) 디지털이퀴프먼트(DEC)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주요 워크스테이션회사는 히트영화의 그래픽 작업에 그 회사제품이 사용되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백마디 말보다 직접 눈으로 보고 워크스테이션의 성능을 평가해 달라는 것.

이 분야에서는 지금까지 50여편의 영화를 제작하는데 참여한 SGI가 독보적이다.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쥬라기공원’ ‘잃어버린 세계’ ‘멘 인 블랙’ ‘화성침공’ 등의 영화제작에 SGI의 컴퓨터가 이용됐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은행나무 침대’ ‘구미호’ 등 국산 영화도 SGI의 첨단 컴퓨터그래픽 기술로 제작했다. 최근 화제를 모은 사이버 가수 아담과 루시아도 SGI 컴퓨터가 빚어낸 작품이다. SGI의 아성에 DEC와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추격도 만만찮다.

요즘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타이타닉’에는 DEC의 컴퓨터가 동원됐다. 이 영화를 제작하는 데 무려 1백50대의 워크스테이션과 고성능 서버컴퓨터가 이용됐다. ‘멘 인 블랙’ ‘투머로 네버 다이’ 등도 DEC의 컴퓨터로 제작한 영화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도 이분야에서 빠지지 않는다. 96년말 국내에서 상영된 ‘토이 스토리’는 이 회사의 워크스테이션 1백17대를 동원해 제작됐다.

영화가 워크스테이션의 성능을 자랑할 수 있는 홍보 수단으로 부각되자 휼렛패커드(HP) 컴팩 등 경쟁 업체도 유명 영화제작사와 감독을 붙잡으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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