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공작’수사를 계기로 신여권에 대한 구여권세력의 조직적 반발 움직임이 속속 가시화되면서 이를 제압하기 위한 신여권의 대응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여권은 한나라당과 권영해(權寧海)전안기부장 등을 중심으로 한 안기부 전직 수뇌부가 신여권을 공격하는데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신여권은 한나라당과 권전부장 등의 공세가 수위를 넘을 경우 정국 경색화를 우려, 접어뒀던 정치권 사정의 칼을 뽑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신여권의 활용 카드는 먼저 현재 진행중인 북풍수사를 철저히 규명, 한나라당과 북풍공작에 나선 안기부 수뇌부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것이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자해소동을 벌인 권전부장에 대해 윤홍준(尹泓俊)씨 기자회견 사주의 동기와 배후를 집중 추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핵심부는 한나라당이 권전부장을 적극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며 여권과 현안기부 수뇌부에 대해 파상공세를 벌이고 있는 것도 권전부장의 ‘입’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권전부장이 북풍공작을 주도한데는 분명 또다른 배후가 있다”며 “권전부장의 배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권전부장이 자해소동을 일으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권전부장을 비롯한 안기부 전수뇌부와 한나라당의 연결고리에는 한나라당 모의원이 있다”며 “만일 한나라당이 철저한 수사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이미 구속된 이대성(李大成)전안기부해외조사실장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배후세력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후문이다.
여권은 이와 함께 권전부장이 배후세력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더라도 금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오익제(吳益濟)편지사건, ‘해외공작원 정보보고’문건의 유출사건 수사과정에서 배후를 가려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권력을 손에 쥐고 있는 여권으로서는 이밖에도 많은 카드가 있다. 그동안 사정당국이 파악해 두었던 한나라당 일부 의원의 비리의혹에 대한 수사에 들어갈 수도 있다. 여권은 정치권 사정에 착수할 경우 과거 기득권을 유지해온 구여권세력이 훨씬 불리할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구여권세력과의 극한 ‘전쟁’은 국정운영의 책임을 진 현여권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구여권의 공세수위에 따라 북풍수사의 강약을 조절하되 어려운 경제여건 등을 감안, 극한적인 대립은 될 수 있으면 피해보자는 것이 여권핵심부의 기본적인 생각으로 보인다.
〈윤영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