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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인터뷰]도봉산 경찰구조대장 정기상씨

입력 | 1998-03-05 08:46:00


“대도시 근교산이라고 고향동네 뒷산보듯 우습게 보면 큰일 납니다.”

정기상 도봉산 경찰구조대장(39·도봉경찰서 소속)은 요즘 늘어나는 산행인구를 반겨야 할지 말려야 할지 망설여진다고 한다.

운동화에 청바지입고 면장갑하나 끼면 등산준비 끝이라고 생각하는 왕초보들이 험한 근교산을 배짱하나 믿고 오르다가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대장은 “본격적으로 날이 풀리는 3월초는 언 땅이 녹으면서 길이 질척질척해 조금만 부주의해도 미끄러지기 십상이라 연중 등산시기 중 제일 위험한 때”라고 경고한다.

지난해 한해만도 도봉 북한산에서 각각 1백여건의 사고가 있었고 이 중 20여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올들어서도 북한산에서만 3명이 실족사했다.

정대장이 얘기하는 산행준비 1호는 등산화. 운동화는 절대 안된다.

봄이 일찍 왔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곳곳에 눈이 쌓여 있고 질척한 땅 때문에 목이 길고 두꺼운 가죽등산화가 안전하다. 남대문시장 등 재래시장에서 한켤레 2만원안팎에 살 수 있다. 강원도쪽으로 산행을 한다면 아이젠(등산화밑에 끼우는 쇠발.3천∼1만원)도 필수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이 후드가 달린 방수방풍옷. 일교차가 큰 요즘, 따뜻한 날씨만 믿고 갔다가 정상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벼운 점퍼위에 덧입는 것이 좋다.

산행복도 면직류나 코르덴의류보다는 젖어도 보온성을 유지하는 모직류가 좋다. 특히 청바지는 젖으면 보온도 안되고 잘 마르지 않아 절대금물. 발에 땀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는 모직등산양말이 필수.

정대장은 “사고나는 곳은 반드시 정해져 있다. 위험표지가 있는 곳에서는 절대주의가 필요하다”며 “등산은 정복이 아니라 도시의 삭막함에서 벗어나 대자연의 품에 안기는 것이다. 기본 준비를 철저히 갖춰 제대로 된 산행을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허문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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