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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레이더]美공격 잠재운 아지즈 이라크부총리

입력 | 1998-02-26 19:27:00


“국제사회에서 이라크를 떠받치는 인물은 사담 후세인대통령이 아니라 타리크 아지즈부총리다.”

서방 외교가의 이같은 평처럼 이라크에 전운이 감돌 때마다 아지즈부총리는 후세인대통령보다 더 빈번하게 언론에 등장한다.

후세인이 이라크의 머리라면 이 62세의 은발 노신사는 ‘이라크의 입’이다. 그는 세계를 상대로 이라크의 입장을 알리고 설득하는 외교사령탑이자 대외협상 창구다.

이라크 북부 모술지방 출신인 그는 대학졸업 뒤 알 타와르지 등에서 기자생활을 했다. 이때의 인연으로 후세인대통령과 친분을 맺었다.

그는 74년부터 3년간 공보장관을 역임한 뒤 줄곧 외무장관으로 재직했으며 92년 부총리에 올랐다. 영어를 공부했고 언론인 출신이라는 점이 외교통으로 발탁된 배경.

‘아지즈는 나의 벨벳 장갑’이라고 말할 만큼 후세인의 신임이 두터운 그는 이라크 각료중 유일한 기독교인이다. 서방세계는 이 점때문에 그가 비교적 온건할 것으로 지레 짐작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인물임이 드러났다.

96년 이라크의 쿠르드족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이 이라크를 공습했을 때 아지즈는 미국 의원들과의 CNN방송 토론에서 클린턴 행정부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 나라의 자결권과 자유의지를 강조하는 그는 분위기에 따라 농담도 즐기며 긴 엽궐련이 트레이드마크다.

〈고진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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