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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하일지판 아라비안 나이트(651)

입력 | 1998-02-26 08:38:00


제10화 저마다의 슬픈 사연들 〈119〉 억제된 욕정의 고통을 견디지 못해 저의 무릎에 엎드려 울고 있던 사촌 오빠는 눈물 젖은 눈으로 고개를 들어 저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네가 내 팔을 베고 쌔근쌔근 잠들어 있을 때 고이 잠든 네 얼굴을 바라보면서, 너의 숨소리를 들으면서, 네 몸에서 나는 향기를 맡으면서 나는 고통의 밤을 지새우곤 했단다. 때때로 나는 네가 잠든 틈에 너를 범해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단다. 그러나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천진난만한 너를 범하는 죄악을 저지를 수는 없었다. 오, 너를 향한 나의 사랑은 정녕 알라께서 나에게 내리신 형벌이었어. 제발 부탁이니, 이젠 네 가슴속 깊이 잠자고 있는 사랑의 욕망을 깨워 나를 받아다오. 그리고 내 고통의 불을 좀 꺼다오.” 이렇게 말한 사촌 오빠는 와락 제 앞섶을 풀어헤치더니, 저의 젖무덤에 얼굴을 묻었습니다. “어머! 이러면 안돼! 이러면 안돼!” 저는 애원하는 목소리로 이렇게 소리치며 사촌 오빠를 밀어내려고 애썼습니다. 그러나 오빠는 저를 바닥에 자빠뜨린 뒤 저의 치마를 걷어올리고 거칠게 허벅다리를 애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지마! 이러지마!” 저는 온몸을 바둥거리며 겁에 질린 목소리로 소리쳤습니다. 그러나 소용없었습니다. 흡사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오빠는 저를 내리누른 채 마구 저의 몸을 풀어헤치기 시작했습니다. “안돼! 안돼!” 저는 사촌 오빠의 머리를 웅켜잡은 채 필사적으로 저항했습니다만, 어느 틈엔가 그의 손은 저의 허벅다리 안쪽을 파고들었습니다. 저는 있는 힘을 다하여 저항하였습니다만, 그러는 동안 저의 팔과 다리에는 힘이 빠져나갔습니다. 게다가 저의 아랫도리는 이미 무방비 상태가 되어버렸고, 마침내 사촌 오빠는 제 처녀의 문앞을 열어제치려 애쓰고 있었습니다. 저는 무기력하게 버둥거리며 꺼져가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오빠! 이러면 안돼! 기어이 나를 범하고 만다면, 알라께 맹세코, 나는 죽어버릴 수밖에 없어. 몸을 더럽히느니 차라리 죽고 말거야.” 그런데, 제가 이렇게 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촌 오빠는 갑자기 일체의 행동을 멈추고 꼼짝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이 말 한마디가 뜨겁게 타오르던 그의 욕망을 일시에 꺼버린 것 같았습니다. “오, 내가 너를 강제로 범하려 하다니, 아무래도 내가 미쳐버린 것 같구나. 사랑하는 나의 사촌 누이 동생아! 제발 나를 용서해다오.” 이렇게 말하며 사촌 오빠는 벌떡 일어나 앉더니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마구 흐트러진 몸을 한 채 쓰러져 누운 저 또한 슬피 울었습니다. 그날밤 우리 두 사람은 울면서 밤을 지새웠습니다. 사촌 오빠는 이룰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울었고, 저는 그러한 사촌 오빠가 가여워 울었습니다. 그 긴 밤이 가고 새벽이 되자, 사촌 오빠는 목욕을 하여 몸을 깨끗이 한 뒤 알라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그날로 먼 순례의 길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울며 따라나서는 저에게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말입니다. 그것이 제가 본 사촌 오빠의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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