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라면 누구나 어린이들이 칭찬이나 꾸중을 먹고 자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린이들은 유치원때부터 공부를 잘 해 ‘금별’이나 ‘스티커’를 받으면 신이나서 집으로 온다. 그러나 일부 교육학자들은 “이같은 ‘등급 매기기’가 어린이들의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며 금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과연 옳은 주장인가. 학교는 어린이들에게 단순히 공부를 가르치는 것 외에 바깥세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역할도 맡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등급매기기에 반대하는 일부 교육학자들의 주장은 어린이들을 현실로부터 격리시켜 ‘누에고치’ 속에 가두어 두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어린이들에게 등급을 매기거나 ‘금별’ 따위를 주는 것은 배움의 필요성을 일깨워주기 보다는 단지 좋은 점수를 따는 방법만을 가르친다고 말하고 있다. 더욱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어린이들에게는 스스로의 능력부족을 인식시켜 결함을 키우도록 하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학교에서 배워야 할 중요한 인생살이의 한 방법일 것이다. 좋은 점수를 받는 방법을 아는 학생이 세상살이에도 보다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학교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것이 반드시 능력부족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노력부족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성적부진이 곧바로 포기를 부추기기 보다는 보다 나은 점수를 얻도록 하는 촉진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대신 부모들이라도 독려할수가 있기 때문이다. 교사가 이같은 진실로부터 학생들을 격리시킨다면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을 것이다. 〈정리·런던〓이진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