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내수 꽁꽁-수출 썰렁 「내우외환」…수출지표만 호전

입력 | 1998-02-04 19:42:00


극심한 경기침체로 내수시장이 사상 최악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수출마저도 크게 나아지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내수업체들은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재고 처분을 위해 출혈경쟁에 나서고 있다. 수출업체들은 주요시장인 동남아의 외환위기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수부진〓자동차 철강 공작기계 등은 판매부진으로 재고가 누적돼 가동률이 50∼60%대로 격감했다. 의류업체들은 신상품을 내놓자마자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는 비상 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현대 대우 기아 등 6개 자동차업체의 지난1월 내수판매 실적은 4만4천8백19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2%가 줄었다. 작년 12월에 비해 무려 56%나 감소한 수준. 현대자동차는 최근 재고가 6만대를 넘어서 생산을 3분의 1수준으로 줄였지만 재고가 계속 늘고 있다. 건설경기 부진으로 철근업체 시멘트업체도 몸살을 앓고 있다. 인천제철 동국제강 등 전기로 업체들은 철근 수요가 대폭 감소, 다음달에는 가동률을 50% 대로 낮출 계획. 한일 쌍용 동양 등 7개 시멘트 업체들도 수요 부진으로 재고량이 4백만t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재고량은 적정 재고(2백만t)의 6배인 1천2백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은 지표만 호전〓지표상으로는 지난달 수출실적이 91억6천4백만달러로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1.4% 늘어났지만 사실상 수출업체들의 체감경기는 아직 꽁꽁 얼어붙은 상태. 우선 비교기준이 된 작년1월 실적은 노동법 파업 등으로 이례적으로 수출이 감소했던 시기. 지난달 실적은 96년1월(99억2천3백만달러)과 비교하면 오히려 7.7%나 감소한 수준. 지난달 실적에는 ‘금 모으기운동’을 통한 금 수출이 5억8천만달러나 포함돼 있어 이를 제외한 실제 수출실적은 85억8천4백만달러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4.9%가 감소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작년초 노동법 파동때문에 수출이 급감하는 바람에 지난달 수출실적이 7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질적인 경쟁력이 회복된 것은 아니다”면서 “환율상승으로 인한 수출증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분야는 국내 외환위기의 타격으로 수출부진이 가장 극심한 업종.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외국선사들이 한국에 선박발주를 기피,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업계는 올 들어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철강업계도 내수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올 수출목표를 7.7% 늘어난 73억달러로 잡고 있으나 주력시장인 동남아가 외환위기로 불안해지는 바람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제조업체 돌파구가 없다〓내수업체들은 올해 영업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고 국내 재고물량을 해외로 수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이다. 수출업체의 가장 큰 고민은 원자재 확보난. 1월중 국제원재 가격은 하락했으나 환율상승으로 수입물가가 전달보다 18.7%, 작년 같은기간보다는 무려 60.9%가 올랐다. 외국 수출업체들이 국내 금융기관을 불신, 수입신용장 개설이 어려워짐에 따라 수출용 원자재 등 필수적인 수입까지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체수입이 작년 같은기간보다 39.6%나 줄었으며 원자재 수입도 30.3% 감소했다. K무역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두배 오르고 대리점들이 가격인상을 겨냥해 출하를 꺼리는 바람에 원자재를 확보하기가 무척 어렵다”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3,4월에 생산라인을 세워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영이기자〉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