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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그린」그림 「독립만화」,유머-독설로 기성사회 고발

입력 | 1998-02-02 19:38:00


‘독립만화’의 유래는 1960년대 미국. 히피문화의 흐름에 맞춰 파격적인 만화를 내놨던 로버트 크럼이 시초. 버릇없고 불만많으며 바람둥이인 고양이 ‘프리츠’는 무기력과 혼돈의 시절을 보내던 미국 젊은이들의 영혼을 사로잡았다. ‘마우스(Maus)’라는 만화로 언더그라운드만화계의 세계적 거장으로 추앙받는 아트 슈피겔만도 그의 영향을 받았다. 국내에도 알려진 ‘심슨스’(폭스TV)나 ‘비비스&버트헤드’(MTV)의 포스트모던한 캐릭터도 이 영향을 받았다. 통렬한 독설과 비꼼으로 기성 사회의 질서와 인간관계를 조롱한다는 점에서 이들 만화는 ‘블론디’같은 가족만화나 ‘슈퍼맨’같은 영웅만화와는 궤를 달리한다.단순하고 어설픈 선을 사용해 ‘막그린 그림’처럼 보이는 것도 특징. 불쾌할 수도 있는 금기시된 주제를 작가의 명쾌하고 탁월한 유머감각을 통해 ‘즐길 수 있는 내용’으로 승화한다는 점에 인기의 비결이 있다. 국내 독립만화 시대는 90년대 중반 홍익대 ‘네모라미’를 필두로 ‘봄’‘화끈’ 등 젊은 만화가 그룹이 등장하며 시작됐다. 해방이후 대본소 만화체계로 유지되던 만화계는 90년대 들어 소년 만화잡지 중심으로 재편됐다.몇몇 유명 만화출판사가 주도하는 만화시장을 거부하고 등장한 것이 ‘독립만화’.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던 미대 출신의 만화가들이 실험적인 작품을 시작했다. 자비출판등 출판방식도 과거와는 달랐다. 만화비평가 이명석씨는 “국내 실험만화 역시 어설픈듯한 선의 사용, 엉성한듯 개성있는 칸의 연출, 성이나 무의식 등 금기시되던 주제를 파격적 방식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세계의 독립만화와 궤를 같이 한다”면서 “이우일의 만화도 이런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평했다. 〈박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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