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동남아시아에 중국 위안(元)화 평가절하 문제가 ‘태풍의 눈’으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이 인민폐를 평가절하할 경우 동남아 경제는 끝장이다. 아시아 경제가 결딴나면 세계 경제도 회복불능의 타격을 입는다. 내연(內燃)하던 위안화 절하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새해벽두 한 국제금융전문가가 “올해는 인민폐 절하가 있을 것”이라고 공개발언하면서부터.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하는 없다”고 공식대응하면서 이 문제는 ‘세계적 의제’로 급격히 부상했다. 위안화, 어디로 갈 것인가. 우리와도 직결된 문제다.》 중국 위안(元)화의 ‘적정환율’은 얼마일까. 정답은 없다. 경제학자들은 “한 나라의 적정환율을 ‘선험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시장에서 자연스레 형성된 균형가격이 적정환율이라는 것. 그러나 정부개입이나 일시적인 시장불안 등의 경우 환율이 왜곡된다. 이 때 단기환율은 시장균형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경상수지 물가 외채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이른바 ‘경제의 기초(펀더멘털)’에 접근하며 이를 적정환율로 본다. 중국은 94년부터 단일 관리변동환율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환율결정자체는 시장수급에 맡기되 당국이 강력히 개입해 달러당 8.3위안수준을 지키는 방식이다. 즉 ‘항시 왜곡된 환율제도’인 셈. 위안화에 대한 평가절하 논란은 주로 이 때문에 제기된다. 요즘 손쉽게 적정환율을 찾는데 ‘빅맥 지수’를 흔히 이용한다. 맥도널드 빅맥햄버거 한개 값을 미국과 비교하는 방법이다. 동일한 물건이 같은 값에 거래되도록 하는 환율이 바로 적정환율이라는 경제학의 ‘구매력평가(PPP)이론’을 단순화해 적용한 것이다. 작년 11월 중국에서의 빅맥값은 9.7위안(1.167달러). 개당 2.53달러를 주어야 하는 미국보다 절반가량 싼 가격이다. 이에 따르면 위안화는 작년 4월 52%, 11월에는 54%씩 각각 평가절하돼 있는 셈이다. 빅맥지수로만 보면 위안화는 앞으로 절상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햄버거의 가격은 각국의 무역장벽이나 세제 같은 요인에 의해서도 달라질 수 있다. 또 햄버거값이 통화의 구매력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며 구매력만이 환율의 기본요소가 되는 것도 아니다. 환율의 적정수준을 평가하기는 이처럼 어렵기 때문에 중국 위안화의 적정환율을 단정하는 것은 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