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눈부시게 발달했지만 아직 대머리 치료엔 희소식이 없다. 시중에는 모발클리닉이니, 이상적인 발모제니 하는 선전이 요란하지만 근원적인 치료와는 거리가 있다. 과연 대머리가 옛말이 되는 것은 언제쯤일까. 남자들은 대개 40대에 30%가량,60대에는 반가량이 대머리가 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탈모로 고민하는 인구는 7백여만명. 자타가 공인하는 완전히 벗어진 대머리인구는 80여만명에 이른다. 대머리의 원인은 병에 의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유전적 결과다. 아버지가 대머리인 사람은 80%가량이 대머리가 된다. 심한 스트레스도 원인중의 하나다.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나 사무직에 종사하는 사람중에 대머리가 많은 것은 그 때문이다. 특히 갑작스러운 탈모증은 스트레스를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대머리는 남성호르몬과 깊은 관계가 있다. 이와 관련, 미국에서 획기적인 실험이 있었다. 젊고 대머리인 남자 죄수 몇명을 선정해 거세를 한 것이다. 그러자 탈모현상이 딱 멎었다. 고환에서 만들어진 남성호르몬이 대머리의 주범임이 증명된 순간이었다. 대머리 유전의 문제는 이 남성호르몬과 깊이 연관되어 있는데 어떤 과정을 거쳐 머리카락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과학자들이 눈에 불을 켜고 원인규명과 치료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은 큰 진전이 없다. 그나마 미래의 치료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 유전자요법. 대머리유전자를 찾아내 이를 조작하는 것인데 DNA속의 정보가 30억개나 돼 포착하기 쉽지 않다. 기술개발은 아직 이론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가장 많이 시도되고 있는 방법이 약물치료법. 외부에서 세포분열을 활발하게 하는 물질을 주입해 머리카락의 재생을 돕자는 것이다. 이것도 털뿌리가 있어야 하는 것이 대전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미녹시딜은 20, 30대의 젊은이들이 사용할 경우 연모까지 포함해 30%의 효능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에는 먹는 대머리치료약이 개발돼 미국에서 임상실험을 끝내고 시판 준비중에 있다. 현재까지 알려지고 있는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자기의 머리털을 대머리에 옮겨 심는 방법이다. 털 하나를 심는 값은 5천원 정도. 보통 1천개 정도를 피부에 이식하고 심한 경우는 2천여개를 심어야 하는데 이것도 자신의 머리털이 있어야 가능하다. 아무튼 대머리들에게 희소식이 오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이용수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