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동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정치적 영향력은 유지할 수 있을까」. 두달 앞으로 다가온 김영삼(金泳三·YS)대통령의 퇴임후 거취를 둘러싸고 세밑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이 두가지 물음에 대한 대다수의 답변은 「노」라는 것이다. 최근 한나라당내 일부 민주계 의원들은 김대통령이 퇴임후 상도동으로 가는 것이 옳은지를 놓고 삼삼오오 모여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수의 의견이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인해 민심이 극도로 흉흉하기 때문에 퇴임즉시 김대통령의 고향인 거제도로 돌아가는 것이 현명한 처신이라는 쪽으로 모아졌다. 특히 김대통령이 퇴임할 때쯤 IMF한파가 가시기는 커녕 오히려 고물가에 대량실업 등 혹한이 몰아 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 경제파탄의 책임규명 청문회가 열리고 정리해고 문제로 대학생과 근로자들이 술렁이기 시작하면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연결될지도 모른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청와대 경호실은 최근 경호상의 문제 등 여러가지 사정을 감안해 김대통령의 퇴임이후 거처는 상도동이외에 대안이 없다고 결론을 내린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민주계 의원들은 청와대 고위관계자에게 김대통령을 설득, 위험부담이 있는 상도동행보다는 거제행 또는 마산 김홍조(金洪祖·김대통령의 부친)옹 자택을 택하도록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가 취임후 국민통합과 동서화합을 호소하면서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두 전직대통령과 「YS 끌어안기」에 나설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국민회의 일각에서는 전직대통령들에게 역할을 부여하는것이국력을 한군데로 모으는데 도움이 된다고 김당선자에게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