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金日成)의 유가족 중에는 김정일(金正日)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인물들이 적지 않다. 김일성의 후처 김성애(金聖愛·73)와 그의 아들 김평일(金平一·44), 김일성의 친동생 김영주(金英柱·75)가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김정일당총비서 시대에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만 해도 이들의 급격한 몰락이 점쳐졌었다. 김일성 생전에도 김정일이 이들을 「곁가지」로 몰아붙이며 심하게 견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들은 오지 추방 등의 「극단적 불이익」까지는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먼저 김정일의 계모 김성애는 현재 민주여성연맹(여맹)위원장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여맹의 공식활동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김성애는 지난8월 평양에서 열린 여맹 제5기 제26차 전원회의에도 불참했다. 그녀가 김일성 사망 후 공식석상에 나타난 것은 김일성 추모행사때 뿐이었다. 한때 후계자 물망에 오르기도 했던 김평일은 88년부터 헝가리와 불가리아 핀란드대사를 지내면서 밖으로만 맴돌고 있다. 김일성의 아들이면서도 북한의 권력내부에서 전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인민무력부 군관출신으로 군사단장급 간부 상당수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김평일은 김정일의 집중 견제 대상이어서 앞으로도 권력 핵심부 진입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영주는 76년 김정일 후계체제 확립과정에서 실각됐다가 칩거 17년만인 93년 정무원부총리와 부주석으로 복귀한 인물이다. 그러나 김영주 역시 김정일의 입장에서는 껄끄러운 인물인데다 고령이어서 잘해야 아무런 실권이 없는 「상징적 자리」를 유지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문 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