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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정리방안 의미]국민혈세로 금융기관 숨통트기

입력 | 1997-11-24 19:42:00


정부가 발표한 부실채권 정리방안은 당장 재무구조 개선이 급한 금융기관의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방안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점에서 예상대로 진행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IMF가 구제금융을 이유로 긴축정책을 요구하면 한국경제는 앞으로 3∼5년간 저성장시대를 감수해야 한다. 부동산시장은 현재의 침체국면을 벗기 어렵고 성업공사가 매입한 부동산도 적절한 시기에 제값으로 팔리기란 기대난이다. 이렇게 되면 성업공사 자체가 부실화하면서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상실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입방안〓우선 은행과 종금사의 부실채권이 매입대상이다. 지난 9월말 현재 부실채권 현황은 은행이 28조5천억원, 종금사가 3조9천억원. 성업공사는 내년 1월말까지 금융기관 전체 부실채권의 절반, 즉 16조원을 매입하고 나머지는 99년말까지 완전히 정리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부실징후기업이 자구계획대상으로 선정한 부동산도 순차적으로 매입, 구조조정을 지원해준다. 부실채권은 세가지로 분류된다. 6개월이상 연체되고 담보가 있는 채권은 담보가액의 75%, 회수가 불확실한 채권은 채권가액의 20%,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채권은 채권가액의 3%에 매입해준다. 다만 법정관리나 화의신청중인 기업의 채권은 해당기업의 순자산가치 등을 고려, 다르게 결정할 수도 있다. 매입대금은 금융기관과 사후정산한 뒤 현금 30%, 채권 70% 비율로 지급한다. ▼매각방안〓농지 임야 등 지역적으로 취득자격이 제한된 경우는 현지공매 등 실수요자를 찾아내 매각하고 공장 등은 유사업종에 종사하는 수요자에게 넘긴다. 또 노후시설은 보수 개량후 매각하고 논 밭 임야 등 용도가 다른 부동산이 혼합돼 있을 경우에는 분리 매각한다. 대규모 필지는 나눠 판다. 이밖에 역세권 상업지역 수도권 특정지역(관광휴양지역) 등은 권역 및 지역특성에 맞게 개발한 후 팔 계획이다. 성업공사는 부실채권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 유동화한다는 방침이다. 정크본드(고위험 고수익채권)를 발행한다는 얘기다. 또 매입부동산 중 개발이 가능한 것은 성업공사 자회사인 대한부동산신탁에서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인 뒤 팔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기대효과〓재정경제원은 당장 은행과 종금사의 올해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연말까지 11조원의 부실채권이 정리되는데다 금융기관이 손에 쥐는 현찰이 2조원에 달할 것이기 때문. 또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8%를 맞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자기자본은 그대로인데 위험가중자산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입한 부동산이 제대로 팔리지 않을 경우 성업공사가 그 부담을 모두 떠안아야 한다. 이럴 경우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추가로 매입할 여력이 사라져 부실채권 정리계획은 차질을 빚게 된다. 결국 국내경기가 어느 정도 살아나야만 이번 계획안은 효력을 보게 된다. 〈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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