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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개혁안/외국투자자 반응]『국가신인도 회복』 환영

입력 | 1997-11-13 19:38:00


국회의 금융개혁 관련법안 처리에 대해 외국인들은 『늦었지만 한국 금융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 향후 국가신인도 회복에 어느정도 도움을 줄 것』이라며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한국증시에 등을 돌린 외국인 투자자들이 당장 생각을 바꿔 자본투자를 재개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즉 이번 법안 통과로 효율적인 구조조정이 진전되고 실제로 금융기관 통폐합이 가시화한다면 그때서야 외국인들의 얼어붙은 시선이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계 차터드은행의 홍명식(洪明植)부지점장은 『이번 법안 통과의 효과는 한국도 금융산업의 구조조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대내외에 알리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ING베어링증권 윤경희(尹敬熙)서울지점장은 『외국인들의 심정을 솔직히 전달하자면 「지금보다는 낫겠지…」라는 것』이라며 『이들은 한국의 금융시장과 감독체계가 과연 효율적으로 개편될지 지켜보겠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최근 악화일로에 있는 금융 및 외환위기를 어떻게 치유하느냐는 것』이라며 『홍콩에서는 이자에 관계없이 한국 금융기관에는 달러를 빌려주지 않겠다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도이치은행의 한 관계자도 『해외 금융시장에서는 13일에도 「한국이 대선이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이라는 등 금융 및 외환 위기를 우려하는 발언이 쏟아져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갈수록 악화하는 양상』이라고 털어놨다. 모건스탠리증권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들의 관심은 금융개혁법안이 아니라 법안 통과 뒤에 나올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쏠려 있다』며 『지금은 70년대 오일쇼크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정부당국자가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국계은행 지점장은 『해외 금융기관들이 단기외채 만기를 연장해주지 않을 경우 한국의 많은 금융기관들이 연말 이전에 부도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단기적인 위기극복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씨티은행 서울지점의 한 관계자도 『지금은 외국자본이 한국으로 유입됐다는 가시적인 실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부실종금사의 정리, 은행합병 등 가시적인 금융안정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강운·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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