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시가 확정한 시내버스 노선개편안은 서울시가 처음으로 버스운송업계의 압력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노선을 조정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번 개편안을 만들면서 황금노선을 둘러싸고 특정업체와 공무원 사이에 이뤄졌던 부패의 고리를 완전히 끊었다는 게 서울시의 주장이다. 지난해 시내버스비리사건이 터진 이후 서울시는 업체별로 운송수지를 파악한데 이어 전체 노선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 기초 자료를 수집했다. 이어 서울시는 시민 자치구 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시안을 만들었으며 시민단체대표 교통전문가 등이 참여한 「버스노선조정 심의위원회」가 이번 노선개편안을 확정했다. 노선개편안은 △지하철과 버스의 연계수송 강화 △굴곡 노선의 직선화 △장거리 노선 단축 △도심통과 노선 축소 등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업체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고 14개 신설 노선은 버스업계가 기피하는 노선임에도 이를 강행, 일부 업계의 상당한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또 올해말까지 1백대를 우선 투입키로 했던 시영버스제 도입은 시의회의 반대에 부닥쳐 실시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노선개편 유형〓신설노선은 주거밀집 지역과 지하철역 사이의 연계기능강화 9개 노선, 자치구내 또는 인접 자치구간의 통행불편해소 4개 노선, 강남북간의 연계확보 1개 노선 등이다. 50㎞ 이상 장거리노선 5개의 길이를 축소했으며 도심통과 4개 노선은 도심에서 회차토록 했다. 회차지점이나 교통혼잡지역 운행노선을 조정한 것은 6개 노선. 노선 연장은 △주거지역과 지하철역간의 연계 8개 △지역간의 통행불편 해소 21개 △차고지 이전 6개 노선 등이다. 노선변경은 △과다 굴곡노선 직선화(25개 노선) △분리운행구간 통합(17개 노선) 등 96개 노선이다. ▼노선조정에 따른 기대효과〓배차 간격이 현재 평균 9.8분에서 8분 이내로 줄어들고 노선별 평균 운행거리도 38.1㎞에서 37㎞로 짧아진다. 도심회차노선도 1백92개 노선에서 1백75개 노선으로 줄어들어 도심지역의 교통난 해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타〓서울시가 당초 세웠던 노선개편 대상은 3백34개였으나 실제로 개편이 단행된 노선은 2백37개에 지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단축대상이었던 장거리 노선 92개 가운데 개편에 포함된 것은 5개뿐이었고 도심통과노선의 경우 대상은 모두 84개 노선이었으나 4개 노선을 단축시키는데 그쳤다. 〈하태원기자〉